록키(rocky)는 말이 필요 없는 복싱 영화의 명작이다 각본 연출 작품성 교훈 완벽하지 않은 것이 없고 많은 명장면이 탄생한 영화이다 몇 번을 다시 봐도 새롭고 감동적이고 따뜻한 영화이다
꿈을 향해서
맞고 때리고 깨지고 피나고 엄청 아플 텐데 왜 싸우는 걸까? 레슬링이나 격투기 복싱 같은 경기를 보면 궁금하다
하지만 같은 질문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왜 힘들게 등산을 할까? 왜 카레이싱 같은 위험천만한 일에 목숨을 걸까?
누군가에게는 재미도 없고 이해도 안 되고 당장 돈벌이도 되지 않는 일 그런데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걸어도 좋을 만큼
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일 그게 꿈이다 이기든 지든 고작 몇십 달러를 받고 링에 서는 록키는 아마추어 권투선수이다 언젠가 세계 챔피언이 되리라는 희망을 안고 살지만 현실은 수금원 노릇을 해야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가난한 청년 왼손잡이라는 약점을 가진 데다 제대로 가르쳐줄 스승도 스폰서도 만나지 못한 그는 설상가상 사람들을 협박해서 돈을 받아 내는 몹쓸 짓에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며 6년이나 다닌 체육관에서도 내쫓긴 신세다 하지만 록키는 보스의 지시대로 채무자의 손가락을 부러뜨리거나 악랄하게 협박할 줄 모른다 불량배들과 어울리는 이웃 소녀에게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가 너나 잘하세요 라는 비웃음을 사기도 하는 순수한 남자다 그런 마음을 보았던 것일까 짝사랑하던 에이드리언이 마침내 마음을 열고 연인이 되기를 허락한다 춤도 못 추고 노래도 못해서 복싱을 한다며 싱겁게 농담하는 그에게 아인슈타인도 두 번이나 낙제했고 베토벤은 귀머거리였고 헬렌 켈러는 앞을 보지 못했다면서 록키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누구에게나 세 번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다 에이드리언과 연인 사이가 되고 기회의 문이 또 한 번 열린다
이겨보리라 반드시 이겨서 세상을 놀라게 하리라
세계 헤비급 챔피언 아폴로가 미국 독립 200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 경기의 상대 선수로 록키를 지목한 것이다 예정됐던 도전자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게 되었는데 아폴로가 워낙 핵주먹이다 보니 대타로 나올만한 유명한 선수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이탈리아 이민자 2세가 아메리칸드림을 이룰 기회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록키는 관심의 대상이 된다 떠들썩한 세상과 무관하게 록키는 차분히 몸을 단련하며 시합 준비를 한다 새벽 4시 아무도 없는 어두운 거리를 달린다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서 이겨보리라 반드시 이겨서 세상을 놀라게 하리라 다짐한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그를 매 순간 사로잡는다 감히 세계챔피언과 맞선다는 두려움도 나날이 커지기만 한다 랭킹 안에도 못 드는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시합 전날 어마어마하게 큰 경기장을 돌아보고 온 그는 작게 움츠러든다 어찌 보면 아무런 부담 없이 치를 수도 있는 경기이기도 하다 그 누가 무명 선수가 챔피언을 쓰러뜨릴 거라고 기대하겠는가 챔피언의 주먹을 단 3라운드라도 견딘다면 기특하다 할 시합이었다 그에게 지급되는 대전료와 아폴로와의 맞대결이라는 경력 추가만으로도 행운이라면 행운이었다 그러나 인간이란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주어진 한계를 뛰어넘어보고 싶어 하는 존재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날건달처럼 살아온 인생에 대한 반항이라도 한 듯 록키는 처음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싶다는 욕망이 솟구친다 그는 이 경기를 타인과의 대결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싸움으로 치환시킨다 머리가 터져도 상관없어 15회까지 버티기만 하면 돼 그때까지 두 발로 서 있을 수 있다면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이뤄낸 순간이 되는 거야 라며 다짐한다
실베스터 스탤론(Sylvester Stallone)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자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뉴욕 뒷골목을 전전하던 왕따 소년 실베스터 스탤론은 재혼한 어머니 덕에 대학까지 마칠 수 있었지만 배우로 성장하겠다는 꿈은 멀기만 했다 태어날 당시 의료사고로 생긴 신경조직의 손상 그 결과 축 처진 두 눈과 어눌한 발음 탓에 수많은 오디션에서 번번이 떨어지는 좌절을 맛봐야 했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며 굶어 죽지 않는 것이 생의 목표였을 정도로 힘들던 시절 그는 텔레비전으로 복싱경기를 보게 된다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는 순간이었다 1975년 3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 던 복싱계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와 무명에 가깝던 척 웨프너의 경기가 열렸다 척은 3라운드도 못 버틸 거라던 세간의 판단을 무너뜨린다 알리를 다운시키고 15라운드까지 버텨낸 것이다 결국 알리가 이기긴 했지만 그날 무명 선수 척이 보여준 경기는 누구도 예상 못한 인간의 투지가 그려진 감동적인 경기였다 충격을 받은 스탤론은 자신의 가난한 현실과 배우의 대한 꿈을 녹여낸 삼류 복서의 이야기를 단 사흘 만에 한 편의 시나리오로 완성해 낸다 자신을 주연으로 써달라는 조건으로 시나리오를 팔았을 때 그가 가진 돈은 100달러가 전부였다 존 G. 아빌드센 감독이 28일 만에 완성한 작품이기도 하다 무명작가에 무명배우가 나오는 영화이다 보니 제작비 지원이 적었던 탓이었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 록키의 의상과 모자 개와 붕어와 거북이 심지어 낡고 허름한 아파트와 거울에 있던 어린 시절의 사진까지 영화의 나오는 장소와 거의 모든 소품을 당시 스탤론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제작된 록키는 1977년 제4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작품상 감독상 편집상을 받았다 이후 실베스터 스탤론의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Gonna Fly Now 선율을 배경으로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계단에 올라 파이팅하는 록키의 모습은 도전의식을 부르는 최고의 명장면으로 앞으로도 오래 기억될 것이다 꿈이란 인생을 걸고 승부를 던져야 하는 한 판의 도박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단 한 번이라도 모든 걸 내던지고 꿈을 향해 뛰어들어본 사람만이 인생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안다 그렇게 최선을 다했을 때 세상이 다른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승패를 떠나 경기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는 순간 인생의 무대는 비로소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새해가 시작되고 작심삼일이 몇 번이나 무너졌을 지금 차갑게 식은 심장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해 줄 영화 록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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